주구지 절의 본존인 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상은 쇼토쿠 태자(574~622년)가 모친인 아나호베노 하시히토 황후(~621년)를 추모하기 위해 조성을 발원했다고 전해집니다. 이집트의 스핑크스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인 ‘모나리자’의 미소와 견줄 만한 아름다운 표정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마치 명상을 하는 듯한 표정과 온화하고 자비로운 눈빛은 1,300년 이상의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신앙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관음보살이 변화한 모습이자, 육관음의 하나인 여의륜관음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불교 전승에서 관음보살은 세상을 널리 내려다보다가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중생을 발견하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존재로 여겨집니다. 편안한 반가부좌 자세와 볼에 살짝 댄 오른손에서는 보살이 이 세상에서 고통을 없앨 방법을 궁리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양 옆에는 의약과 치유의 부처인 약사여래와 지혜의 부처인 아촉여래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상의 온유한 외관과 아스카 시대(593~710년)의 또 다른 걸작이자, 상당히 엄숙한 외관을 지닌 호류지 절 유메도노(夢殿, 몽전)의 구세관음상을 자주 대비시킵니다.

녹나무 부재를 조합해 만든 이 상은 예전에는 바지락이나 굴 껍데기를 태워 빻은 호분이라는 흰색 안료로 채색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바래진 모습입니다. 그런가 하면 오랫동안 향이나 초, 등명의 연기에 노출된 탓에 흑단과 비슷한 색조를 띄고 있기도 합니다.